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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용		요즘엔 제철 음식이 따로 없다지만 아무래도 봄에는 봄나물이 제격이다. 흔히 먹는 봄나물 가운데는 옛부터 약으로도 유용하게 쓰여 왔던 것들이 많다. 그 중에서도 봄부터 여름에 걸쳐 볼 수 있는 가장 대표적인 풀뿌리가 바로 쑥이 아닌가 싶다. 쑥은 동양권뿐만 아니라 유럽에서도 마귀와 질병을 물리친다고 하여 오랫동안 민간요법으로 사용돼 왔다. 국화과에 속한 여러해살이 풀인 사철쑥은 강가나 냇가에서 쉽게 볼수 있으며,주로 늦봄부터 초여름 사이에 10∼15㎝ 정도 자란 어린잎과 줄기를 채취해 약용으로 쓴다. 동의보감에는 사철쑥을 ‘인진(茵蔯)’이라 하여 맛이 쓰고 매운 성질을 띠는 것으로 기록돼 있다. 황달이나 소변이 잘 통하지 않는 증세를 치료하는 데 효과가 좋다고 나와 있다. 또 몸을 따뜻하게 하고 장 운동을 원활하게 유도하거나,생리장애를 개선시키고 설사를 멈추게 하는 효능도 있다. 좌욕을 통해 쑥의 기운을 몸에 쏘이면 항문이나 부인과 질환에도 좋다. 쑥을 먹을 때는 봄에 어린 순을 다량 구입해 먹어도 좋지만,어린 쑥만 효용이 있는 건 아니다. 휴일 야외 나들이에서 어디서든 쉽게 구할 수 있는 성숙한 쑥도 좋은데,일반적으로 향이 짙고 아랫줄기에 시든 잎이 없는 것을 고른다. 쑥은 몸이 냉하거나 열이 많은 체질 모두 무난하게 먹을 수 있다. 쑥 자체로는 냉한 성질을 지니고 있지만,복용했을 땐 몸의 한습한 기운을 몰아내 주기 때문이다. 쑥을 활용해 가정에서 비교적 손쉽게 만들 수 있는 것이 쑥차. 먼저 쑥의 잎을 따서 물기를 뺀 뒤 잘게 썰어 그늘에서 3일 정도 말린 후 방습이 잘 되는 통에 보관한다. 이후 한 줌을 컵에 넣고 끓는 물을 부어 5∼10분 정도 진액을 우려낸 뒤 마시면 된다. 장이 냉해서 복통이나 설사가 잦거나 냉증이 있는 여자들에게 특히 좋다. 올봄에는 가족끼리 나들이 나갈 때 빈 봉지를 가족 수대로 준비해 보자. 혹시 아는가? 상큼 쌉쌀한 향내가 가득한 쑥이 지천으로 널린 들판을 만나게 될는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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